기사출처_(동아사이언스) 2022년 3월 7일자

증강현실(AR) 속에서 볼 수 있는 컬럼비아 매머드의 모습이다. LA 자연사박물관 제공
약 2만년 전 지구를 호령한 초대형 포유동물 매머드와 포식자인 고양잇과 동물 검치호가 자연사박물관의 앱(응용 프로그램)에서 살아있는 모습으로 되살아 났다. 몸 길이만 4m가 넘고 길게 쭉 뻗은 상아가 달려있는 매머드와 날카로운 송곳니로 먹이를 사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육식동물 검치호는 가장 최근 빙하기 시대 살았지만 지금은 모두 멸종해 화석과 미라 형태로만 남아있다.
매트 데이비스 미국 로스앤젤레스 자연사박물관 연구원팀은 빙하기 시대를 살았지만 지금은 멸종한 동물 13종을 증강현실(AR)로 재현한 입체(3D) 모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2일 국제학술지 ‘고생물학 일렉트로니카’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먼저 검치호, 다이어울프, 샤스타 땅나무늘보, 할란 땅나무늘보, 아메리카사자, 컬럼비아 매머드, 아메리카마스토돈, 카멜롭스, 고대들소, 난쟁이가지뿔영양, 서양말, 테라톤, 짧은얼굴곰 등 13종을 최신 고생물학 연구를 토대로 형상화했다. 모든 형태의 스마트폰에서 원활하게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도록 몸의 형태를 뭉특한 다각형 형태로 단순화했다. 스냅챗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AR을 이용해 화면을 통해 멸종된 동물들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여준다.

칼 모양의 송곳니가 나 있는 검치호의 모습. LA 자연사박물관 제공
1990년대와 2000년대 학계가 멸종 동물의 유전자를 채취해 복원하려는 노력을 추진했지만 대부분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논문 조작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 등도 추진했던 매머드 복원 연구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최근 고생물학계에선 멸종 동물을 현실 세계에서 살려내는 대신 AR 기술 등을 이용해 디지털 세계에서 살려내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AR 속 동물들은 멸종한 생물을 과학적 상상력으로 되살려 모습을 나타내는 ‘팔레오아트’의 일종이다. 팔레오아트는 고생물학(Paleontology)과 예술(art)의 합성어다. 수많은 이빨을 날카롭게 드러내는 티라노사우르스나 하늘을 날던 익룡의 모습도 모두 팔레오아트를 통해 탄생했다.
연구팀은 팔레오아트를 만드는 데 활용한 과학적 사실과 예술적 상상력까지 모두 공개했다. 샤스타 땅나무늘보의 경우 머리카락과 피부가 보존된 골격이 발견된 만큼 털이 얽히고설킨 모습까지 정확히 묘사해냈다.
반면 일부 동물은 현재까지 과학적으로 밝혀진 사실에 상상력을 입혔다. 생김은 코끼리와 비슷하지만 몸집은 훨씬 작은 마스토돈은 털 몇 가닥만 발견된 게 전부다보니 코끼리처럼 두꺼운 가죽으로 몸을 덮은 것은 '상상'이 적용된 부분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데이비스 연구원은 “알고 있는 것을 기록하는 만큼 동물의 외모에 대해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 복원 연구에 참여한 에밀리 린제이 LA 라 브라 타르 핏츠 박물관 큐레이터는 “팔레오아트는 대중과 과학자들이 화석 생물을 이해하는 방식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다른 과학 연구와 달리 엄격하게 평가되지 않고 있다”며 “고생물을 그림으로 복원하는 다른 시도들과 함께 정식 연구 논문을 내는 방식으로 엄밀한 학문이자 예술로 인정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동물뿐 아니라 식물을 대상으로 정확한 팔레오아트를 만드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는 지난달 16일 “고대 식물을 재현하기 위해 예술가들이 고식물학자와 합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룡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기존 팔레오아트에서는 주변 식물이 배경으로만 자리 잡은 채 과학적으로 정확한 묘사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미국 필드 자연사박물관은 중생대 초기 번성했던 플루로마이아를 비롯한 식물을 그림으로 만들어 공룡들이 먹는 장면을 배치하는 전시를 온라인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마를렌 도넬리 미국 시카고 필즈박물관 과학 일러스트레이터는 “고대 생물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식물을 제외하는 일이 터무니없는 일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승한 기자shinjsh@donga.com
원문링크 : 디지털과 결합한 고생물학…사라진 멸종동물이 다시 태어난다 :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
기사출처_(동아사이언스) 2022년 3월 7일자
약 2만년 전 지구를 호령한 초대형 포유동물 매머드와 포식자인 고양잇과 동물 검치호가 자연사박물관의 앱(응용 프로그램)에서 살아있는 모습으로 되살아 났다. 몸 길이만 4m가 넘고 길게 쭉 뻗은 상아가 달려있는 매머드와 날카로운 송곳니로 먹이를 사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육식동물 검치호는 가장 최근 빙하기 시대 살았지만 지금은 모두 멸종해 화석과 미라 형태로만 남아있다.
매트 데이비스 미국 로스앤젤레스 자연사박물관 연구원팀은 빙하기 시대를 살았지만 지금은 멸종한 동물 13종을 증강현실(AR)로 재현한 입체(3D) 모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2일 국제학술지 ‘고생물학 일렉트로니카’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먼저 검치호, 다이어울프, 샤스타 땅나무늘보, 할란 땅나무늘보, 아메리카사자, 컬럼비아 매머드, 아메리카마스토돈, 카멜롭스, 고대들소, 난쟁이가지뿔영양, 서양말, 테라톤, 짧은얼굴곰 등 13종을 최신 고생물학 연구를 토대로 형상화했다. 모든 형태의 스마트폰에서 원활하게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도록 몸의 형태를 뭉특한 다각형 형태로 단순화했다. 스냅챗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AR을 이용해 화면을 통해 멸종된 동물들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여준다.
1990년대와 2000년대 학계가 멸종 동물의 유전자를 채취해 복원하려는 노력을 추진했지만 대부분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논문 조작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 등도 추진했던 매머드 복원 연구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최근 고생물학계에선 멸종 동물을 현실 세계에서 살려내는 대신 AR 기술 등을 이용해 디지털 세계에서 살려내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AR 속 동물들은 멸종한 생물을 과학적 상상력으로 되살려 모습을 나타내는 ‘팔레오아트’의 일종이다. 팔레오아트는 고생물학(Paleontology)과 예술(art)의 합성어다. 수많은 이빨을 날카롭게 드러내는 티라노사우르스나 하늘을 날던 익룡의 모습도 모두 팔레오아트를 통해 탄생했다.
연구팀은 팔레오아트를 만드는 데 활용한 과학적 사실과 예술적 상상력까지 모두 공개했다. 샤스타 땅나무늘보의 경우 머리카락과 피부가 보존된 골격이 발견된 만큼 털이 얽히고설킨 모습까지 정확히 묘사해냈다.
반면 일부 동물은 현재까지 과학적으로 밝혀진 사실에 상상력을 입혔다. 생김은 코끼리와 비슷하지만 몸집은 훨씬 작은 마스토돈은 털 몇 가닥만 발견된 게 전부다보니 코끼리처럼 두꺼운 가죽으로 몸을 덮은 것은 '상상'이 적용된 부분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데이비스 연구원은 “알고 있는 것을 기록하는 만큼 동물의 외모에 대해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 복원 연구에 참여한 에밀리 린제이 LA 라 브라 타르 핏츠 박물관 큐레이터는 “팔레오아트는 대중과 과학자들이 화석 생물을 이해하는 방식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다른 과학 연구와 달리 엄격하게 평가되지 않고 있다”며 “고생물을 그림으로 복원하는 다른 시도들과 함께 정식 연구 논문을 내는 방식으로 엄밀한 학문이자 예술로 인정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동물뿐 아니라 식물을 대상으로 정확한 팔레오아트를 만드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는 지난달 16일 “고대 식물을 재현하기 위해 예술가들이 고식물학자와 합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룡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기존 팔레오아트에서는 주변 식물이 배경으로만 자리 잡은 채 과학적으로 정확한 묘사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미국 필드 자연사박물관은 중생대 초기 번성했던 플루로마이아를 비롯한 식물을 그림으로 만들어 공룡들이 먹는 장면을 배치하는 전시를 온라인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마를렌 도넬리 미국 시카고 필즈박물관 과학 일러스트레이터는 “고대 생물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식물을 제외하는 일이 터무니없는 일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승한 기자shinjsh@donga.com
원문링크 : 디지털과 결합한 고생물학…사라진 멸종동물이 다시 태어난다 :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